이례적인 스타일의 신곡, 팬들 사이에서 논란
2025년 8월 1일,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유명 래퍼 줄(Jul)이 신곡 ‘Toi et Moi(너와 나)’를 공개했다. 평소의 강렬한 비트와는 전혀 다른, 감미로운 멜로디와 집시 음악의 영향을 받은 이 곡은 많은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일부 팬들은 이 곡을 듣고 “이젠 Kendji Girac 스타일도 시도하냐”며 SNS에 반응을 남겼다.
AI 사용 의심… 음질·구조에서 기술적 이상 발견
하지만 단순한 스타일 변화 이상의 논란이 곧 이어졌다. 팬들과 오디오 전문가들은 곡의 음질과 구조에서 인공지능(AI)의 흔적이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AI 음악 생성 플랫폼 ‘Suno’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었다.
사운드 엔지니어 Lnkhey는 해당 곡이 전형적인 AI 생성 음원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테레오 사운드의 불균형, 구조적 오류, 보컬 변경 등의 기술적 문제를 지적했으며, 원래 Jul의 목소리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원래의 보컬이 제거된 뒤 Jul의 목소리로 변환되었을 수도 있다.
아티스트는 명확한 입장 표명 피하며 암시만 남겨
줄 본인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인스타그램에 Kendji Girac을 연상시키는 분장을 한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고, “#IASPORTS #TSENEGAINE”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는 AI와 관련된 암시로 해석되며, EA 스포츠의 유명 슬로건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와 함께, AI로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세 개의 음성 메시지도 함께 게시되어 의혹을 더욱 부채질했다.
곡 발표와 동시에 전문가의 분석 영상 공개
같은 날, 비트메이커 Lnkhey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약 3분 분량의 분석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는 ‘Toi et Moi’에 포함된 다양한 기술적 불일치를 조목조목 짚으며, 이 곡이 AI를 활용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규제 당국에까지 제기된 문제… 법적 책임 물을 수도
논란은 음악 팬들 사이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프랑스의 방송 및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규제기관인 ARCOM과 경쟁·소비자 보호·사기 단속 총국(DGCCRF)에도 해당 사안을 제기했다. 그는 줄이 인공지능 사용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이 현행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AI와 아티스트의 협업인가, 윤리적 경계 논란
줄의 신곡 ‘Toi et Moi’는 단순한 음악적 변화 그 이상으로, AI와 아티스트 간의 경계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음악 팬들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창작물의 진정성과 기술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